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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그리움

하 룻 밤

 

하 룻 밤          글 : 문 정 희

 

하룻밤을 산정호수에서 자기로 했다.

고등학교 동창들 30년 만에 만나 호변을 걷고 별도 바라 보았다.

시간이 할퀸자국을 공평하게 나눠 가졌으니

화장으로 가릴 필요도 없이 모두를 기억 속으로 풍덩 뛰어 들었다.

우리는 다시 수학 여행온 계집애들

잔잔하지만 미궁을 감춘 호수의 밤은 깊어 갔다.

그 중에 어쩌다 실명을 한 친구 하나가

"이제 나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년" 이라며 계속 유머를 터트렸지만

앞이 안보이는 것은 그녀 뿐이 었다.

아니,  앞이 훤히보여 허우적이며 딸과 사위 자랑을

조금 해 보이기도 했다.

밤이 깊도록 허리가 휘도록 웃다가

몰래 눈물을 닦다가 친구들은 하나 둘

잠이 들기 시작 했다.

내 아기들 이 착한 계집애들아 벌써 할머니 들아

나는 검은 출석부를 들고 출석을 부르기 시작 했다.

가벼히 또 30년이 흐른 후 이 산정 호수에 와서 함께 잘 사람 손 들어 봐라

하루가 고단 했는지 아무도 손을 드는 친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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