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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그리움

이 길에서...

 

이 길에서...                             글/ 이 문 주

 

제가 이곳을 찾아 온 것은

그대와의 추억이 널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서 있는 것도

그대가 너무나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오고 간 흔적 없는 오솔길에

널 부러진 낙엽처럼 떠난 그리움이

어떤것인지 알겠습니다.

그리워도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지금이지만

흩날리는 낙엽일 수는 없습니다.

미동도 하지 않은 채

한참을 그대가 걸어 오던 길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겨울이 나의 가을을 묻어버리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그대의 흔적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대가 아니라면 마음 둘 곳이 없습니다.

찬바람이 불어와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가도

내 안에 들어 있는 그대는 잊을 수가 없답니다.

이런 내 모습이 어색해 보이겠지만

오래전부터 소망해 온 사람이 그대였기에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해도 괜찮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달빛이 빈 가지에 걸터 앉고

더 깊은 밤이 되면 그곳을 떠나와야 하겠지만

미련처럼 발길 돌리지 못합니다.

내 마음이 심한 갈증에 시달려도

그대를 생각하니 목안을 촉촉히 적셔오는 그리움 입니다.

먼 산에 밤 안개가 내렸는지 희뿌여지고

달빛은 아무 말이 없어도

나의 그리움은 달빛타고 그대에게로 흘러갑니다.

또 다시 시작된 내 마음의 방황을 끝내기 위해

언제라도 그대를 만나게 된다면

이 길을 다시 한 번 걸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