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빠 ! 글 : 문 정 희
이제부터 세상 남자들을
모두 오빠라 부르기로 했다.
집안에서 용돈을 제일 많이 쓰고
유산도 고스란히 제 몫으로 차지한
우리집의 아들들만 오빠가 아니다.
오빠!
이자지러질 듯 상큼하고 든든한 이름을
이제 모든 남자를 향해 다정히 불러 주기로 했다.
오빠라는 말로 한방 먹이면
어느 남자인들 가벼히 무너지지 않으리
꽃이 되지 않으리.......
모처럼 물안개 걷혀
길도 하늘도 보이기 시작한 불혹의 기념으로
세상 남자들은 이제 모두 나의 오빠 되었다.
나를 어지럽히던 그 거칠던 숨소리
으쓱거리며 휘바람을 불러주던 그 헌신을
어찌 오빠라 불러주지 않을수 있으랴
오빠로 불러지고 싶어 안달이던 그마음을
어찌 나물캐듯 캐내어 주지 않으랴
오빠!
이렇게 불러주고 나면
세상엔 모든 짐승들이 사라지고 헐떡임이 사라지고
오히려 두둑한 지갑을 송두리째 들고와
비단구두 사주고 싶어
가슴설레이는 오빠들이 사방에 있음을
나에게도 용케도 알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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